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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0. 4. 23:43

복도에서/ 미성년으로 간다는 청소년 연극제(정확한 명칭은 모르겠다..)에서 올라온 작품으로 희곡은 출판된 적도 있는 작품이다.
흡사 하나의 작품 제목처럼 어색하지 않지만, '복도에서'와 '미성년으로 간다.'라는 2 작품을 동시 상영(!)하는 작품이다.
게다가 청소년 극이라고는 하지만, 교훈적이거나 교화적이기보다
그때 그 시기의 모습을 무대에서 보여주는 것에 가까웠다.

두 명의 작가가 각자 자신의 작품을 쓴 거지만,
이번 공연을 올리면서 두 작품이 같이 올라오게 되었고,
그때문에 연출분이 자연스럽게 작품이 이어지도록 고민을 한 흔적이 많다.

'복도에서'에서는 '미성년으로 간다.'의 주인공들이 등장하기도 하고
특히나 작품이 전환될 때 복도가 해체되며 다음 작품의 배경인 주인공의 방으로 변신하는데 그 장면이 참 멋지다.
출연진들이 직접 공간이 조각 조각 해체하며 하나씩 나르면서 다음 공간이 되는데 일종의 화면이 조각조각 교체되는 느낌을 준다.
이 장면의 화려한 동선과 섞이며 수제(?) 특수효과같은 느낌을 주는 이 장면은 말로만 설명하기엔 내 묘사가 부족해 참 아쉽다.

 

사진출처 : 두산 아트센터

1. 복도에서

'복도에서'는 한 쪽에서는 1층, 다른 쪽에서는 2층이 되는 그 묘한 경계에 있는 공간성이 마치
성인과 성년의 경계에 있는 그 상황과 부합해서 이런 발상에 무척 감탄했는데
알고 보니 작가님의 실제 학교가 그러했다고 한다.


상담을 기다리는 복도에서 벌어지는 일을 묘사한 건데
마치 학교 그 자체에 있는 것처럼 주인공과 관련없이 돌아가는 주변 상황들마저 묘사되어
마치 정말 그 시기의 그 곳에 있는 내 모습이 겹쳐 보였다.

확인받고 싶고, 불안하고, 사랑받고 싶고, 누군가에겐 영향이 큰 사람이 되고 싶던 그 시기
그 시절의 내 고민들과 이젠 시간이 지나 그 고민들의 결과가 드러나는 현재의 내 모습사이에서
현재의 나는 어떤 모습인지, 그 때 생각했던 모습이 지금의 모습인지 싶어 상념에 빠지게 했다.


2. 미성년으로 간다.

'Be 성년'이라는 얘기를 하고 싶었던 건지 '아름다운 존재'라는 의미의 '美 성년'인지는 조금 헷갈린다.

 

사진출처 : 두산 아트센터

작품을 보러가기 전에 TNT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어서 고등학생 시절 아이돌 사랑과 얽힌 발랄한 이야기인 줄알았다.
게다가 갑자기 아이라인까지 그리고 칼군무를 하는 배우들덕에 빵빵터지다가 뒤로 갈 수록 어려워지는 작품에 살짝 당황했다.

흡사 일드같은 예쁜 이미지를 봤던 터라 가볍고 발랄한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뒤로 갈수록 환상과 공상이 뒤섞인 불안정한 시기를 보내는 사람의 머릿 속을 들여다 보는 거 같아 마음이 심란했다.
상상과 현실을 오가며,
장애와 갑갑한 상황에 갇힌 현실의 주인공과 장애가 없는 상상 속을 오가던 주인공은
점차 상상 공간 속의 자신도 나쁜 상황으로 가게 되는데, 이런 진행은 마치 '구운몽'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워낙 TNT 등장 장면이 워낙 재밌다보니
주인공의 심리를 계속 쫓아가는 과정이 진지해서 상대적으로 좀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충분히 그 과정도 흥미로운 부분이 왜 지루하게 느껴지는지 .. 미묘했다.

두 작품 전반적으로 내 청소년 기를 떠올리게 해서
- 그 순간이 힘들기도 하고 즐겁기도 했지만 -
그 시절의 내가 앞에 있는거 같아 묘한 기분이 들었다.

집에 가는 내내 지금의 내 모습은 그때의 내가 생각했던 내 모습에 비해 어떠한가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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