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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0. 11. 02:29

제목 : 사랑을 끝내다 Cloture de l'amour - 2012 SPAF

관람일 : 2012.10.10 오후 8시

런닝타임 : 120분

연령 : 18세 이상

가격 : 전석 3만원

장소 :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연출 : 파스칼 랑베르(Pascal Rambert)

단체 : 제네빌리에 극장(Gennevilliers Theatre) - 프랑스

공식홈페이지 : http://www.spaf.or.kr/

만족도 : ★★★

출연 : 오드리 - 오드리 보넷 (Audrey Bonnet)

스탠 - 스태니슬라스 노데이(Stanislas Nordey)

이 공연에 대해서 아무 기대 없이 그저 보는데 의의를 둬서 보통의 의미로 별 셋

 

프랑스어로 진행하는 이인극라는 특이점 외에 거의 쉴틈없이 이어지는 대사들과 여러가지 의미가 있어보이는 단어들 때문에 극 내내에 즐기기 보단 자막을 읽기에 바빴다. 이별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보편적인 공감할 법도 한데 상황이 머리로는 계산되도 공감되지 않아서 보는 내내 어려워서 힘들다는 기분이 들었다.

 

극장에 들어서니 무대 중앙 뒷면에 "사랑을 끝내다."라는 제목을 써 놓았다. 그 앞에 펼처진 무대에는 얇은 나무 합판의 바닥에 깔리고 그 위에 같은 간격으로 두줄 형광등을 설치함으로서 텅 빈 연습실을 묘사했다. 암전 후 시작 된 연극에서는 진지한 분위기의 두 남녀가 들어오는데 남자는 대본(으로 추정)과 1.2l 물 한병 여자는 보스턴백을 들고 들어온다.

 

남자는 말한다. "오늘 너랑 헤어지겠다고 말하려고 불렀어."

 

본명을 그대로 역할 이름으로 쓴 두 남녀는 같은 극단 소속의 배우같다.

또 세명의 자녀를 둔 부부이기도 하고

 

현재도 같은 작품을 연습중인거 같고 한 때는 평생 서로에게 속한 채로 남자가 여자의 눈을 감겨주게 될 줄  알았고 서로가 가까워지는 것을 느끼며 기뻐하던 기억도 생생하지만 남자에게는 이제는 그런 기억에 대해 감정이 없다. 그리고 계속 얘기한다. '넌 날 사랑한게 아니라 널 사랑한거다, 어느 때 처럼 날 설득하려 해도 이제는 안 넘어갈거다 , 울지 마라 부담스럽다(하지만 이건 여자가 가방을 내려놓기 위해 엎드렸을 뿐 우느랴 고개 숙인건 아니었다.)' 등 일방적으로 말을 퍼붓는다.

 

 여자는 거의 부동자세로 굳은채 그저 눈에 조금 눈물이 맻힌 채 가만히 듣고 있다.

 

 남자는 입고있는 노란색티셔츠가 땀으로 다 젖을 때까지(근데 왜 뒤집어 입은 걸까?) 1시간동안 퍼붓다가 갑자기 연습실을 2분만 쓰겠다는 어린이 합창단때문에 잠시 소강상태가 된다. 내내 긴장하며 듣고있던 관객인 난 이 상황에 피식 웃음이 나는데, 두 주인공은 헤어지고 있는 진지한 상황이라 웃어도 되나 조금 난감하기도 하다.  바위섬을 열심히 부르는 아이들의 모습이 귀엽고 갑자기 바뀐 분위기에 웃음이 나고, '바위섬 너는 내가 미워도 나는 너를 너무 사랑해'라는 가사 부분에서 두 주인공이 스쳐지나가며 자리를 바꾸는 모습도  왠지 슬프고..

 

사랑을 끝내다라는 제목처럼 결국 이 커플, 아니 남녀는 기억으로 바뀐 추억을 얘기하지만, 얘기만 할 뿐 그 시절로 돌아가진 못한다. 이별의 상황에서 인터미션 없는 2시간의 러닝타임을 반씩 나눠가져 한 사람만 말을 계속 쏟아내는데 무대 왼쪽을 화자, 오른쪽을 청자로 배치했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에서 기대했던 바는 이별앞에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사랑의 기억이 생생하지만 이제는 그 시절의 내가 아닌 이 이분법적인 자아를 프랑스의 감성으로 어떻게 풀어낼까 였는데

 

두 사람이 연극배우라 그런지 대사들이 형이상학적, 은유 등이 깔려서 빨리 지나가서 다 이해하기 버거웠다.  대사량이 많아 자막 읽으냐 의미 생각하랴 인터미션 없이 2시간 내내 집중해서 지치는데다, '만약에 이게 연극이라면 그만 말하라고 하겠지. 지금 나가야 할 거야 하지만, 연극이 아니니까' 등의  현실감을 주려는지 웃기려는 지 미묘한 대사도 있고.

 

그나마 감정표현이 다양한 여자에게 공감됐다. 남자는 '그간 너를 사랑했지만 아니야, 넌 니 잘난맛에 살잖아' 라는 뉘앙스로 따지고,  여자는 이별 앞에 찌질하게 변명하는 이 남자를 무시하면서도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전반적으로 자막이 잘 맞았으나, 아주 소수의 장면은 읽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지나갔다. 전반적으로 평범한 대사지만,  부부관계대한 묘사때문에 18금인듯 하다.  무대 암전 후 커튼콜 때 아이들이 나올 지 궁금했는데 나오진 않았다. 여자배우는 너무 마르고, 프랑스어 발음의 특성인지 남자배우가 소리칠 때 침이 튀기보다 스프레이처럼 퍼져 좀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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