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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1. 12. 22:43

 

제목 : 오디세이 The Odyssey 2012 SPAF

관람일 : 2012.10.15 오후 8시

런닝타임 : 170분

연령 : 15세 이상

가격 : R석 7만원 / S석 5만원 / A석 3만원

장소 :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연출 : 크쉬슈토프 가르바체브스키 (Krysztof Warlikowski)

단체 : 얀 코하노프스키 극장 (Jan Kochanowski Theatre) - 폴란드

공식홈페이지 : http://www.spaf.or.kr/

만족도 : ★★

출연 : 조피아 비에레위츠, 알렉산드라 크웬 등등

 

극 속의 상상의 세계가 마치 내 현실처럼 느껴지는 연극을 특히 좋아해서 꿈과 모험의 오디세이!! 오디세이!! 오디세이!! 하고 기다렸다. 얼마나 날 환상의 세계, 그 고대로 데려갈 지에 대한 기대감으로 SPAF에서 가장 기다렸던 작품이었다.

 

포스터 느낌이 폭력적인 기분은 들지만 흡사 '스파르타쿠스'같은 적나라한 표현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극장을 들어서는 순간 '아 이건 아폴로니아 과구나.' 싶었다. 게다가 후기를 쓰며 보니 역시나 연출이 같다.

 

분명 이건 '오디세이'의 이야기지만 우리가 아는 정숙한 '페넬로페'도 용맹한 '오디세우스'도 없다.

그저 하루하루 시험에 들고, 유혹에 흔들려, 아들에게 때론 욕정을 느끼며 괴로워하는 부인과 그저 배나온 아저씨, 그리고 그런 아버지를 존경하는지 원망하는지 닮고 싶은지 혼란스러운 아들

 

이 작품 자체로는 신화적인 원형을 일렉트라나 오이디푸스 같은 인간 원형에 대한 이야기 일 수 있겠지만

내가 바라던 이야기는 이게 아니라 꽤 길고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

 

그나마 아폴로니아는 이야기의 흐름을 조금 읽을 수 있었지만,

계속 소리지르는 아들, 둘 셋 으로 분리해 표현하는 엄마,

개에서 갑자기 사람이 되는 동물 등..

배우들의 연기와 열정, 모래가 깔린 독특한 바닥 등..

특이한 점은 많았지만 그런 점들이 매력으로 다가오기 보다 난잡함으로 다가왔다.

 

폴란드 연극은 역사적인 환경탓에 대사가 여러가지 은유적인 표현을 담고 있고,

그 뉘앙스와 단어에서 미묘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이게 단순히 작품이 어려운건지, 아님 폴란드 연극만의 특징을 정서적으로 닮기 어려운 건지 모르겠다.

게다가 폴란드문화원장의 말을 빌리면 이 작품들이 최근 주목받는 작품이긴 하지만, 폴란드의 주류는 아니라고 한다. 폴란드 사람이라고 매번 어려운 말만 하는 건 아닌가 보다

 

이 작품을 선정한 SPAF 측의 의도는 모르겠지만 170분동안 평범한 관객인 나는

바라던 내용이 아닌 것에 대한 충격 -> 그래도 연극이 좋으면 즐길 수 있으니까!

독특한 무대와 연출에 대한 기대감 -> 하지만 의미를 알 수 없으니까...

등 생각의 변화를 거쳐 무지하고 몽매한 관객이 감히 어쩌자고 이런 작품을 선택해서 여기에 앉을 생각을 했을까 하는 자책이 들었다. 문외한 인 내가 즐기면 안되는 행사인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

 

보고 나서 작품보다는

과연 관객이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작품이 좋은가,

관객은 이해못하더라도 억지로 끌고갈 지언정 새로운 시도가 좋은가,

그 중간 적정선은 어디인가,

대중이 좋아하는 작품은 작품성이 부족한 건가,

그래도 관객은 연극의 3요소인데 등등 다른 주제로 머리 속이 맴돌았다.